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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 고통과 영적인 눈

2014.11.17 11:54

roberto 조회 수:90264

11월17일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참혹하다. 사는 게 너무나 참혹해>

매일 와 닿던 육체적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던지, 어떤 분은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너무 염세주의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자신이 체험한 세상살이의 고달픈 실상을
솔직히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참혹하다. 사는 게 너무나 참혹해.
영혼이란 것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가 육신을 버리고 후생에서 영혼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인가?”

충분히 이해가 가는 표현이지요.
때로 하루를 산다는 것,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길 수 있겠지만,
어떤 사람에게 있어 그 하루를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모릅니다.

인간은 생명이 붙어 있는 한 그 자체로 가장 존귀하며 사랑받아야 한다는 진리를 잘 알고 있지만, 현실이 어디 그런가요?
끝도 없는 지루한 일상과 맞서야 하고,
‘나’와 철저하게도 다른 ‘너’란 존재를 견뎌내야 합니다.
나란 존재의 비참함도 참아내야 합니다.
때로 가식과 위선, 모순과 폭력으로 둘러싸인 구조 안에서 그저 바보처럼 웃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리고의 소경이 그러했습니다.
한 평생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 예리고의 소경이었습니다.

아직 미흡한 점이 많지만, 요즘은 장애우들에 대한 의식전환이 조금씩이나마 이루어지고 있지요.
아직 갈 길이 요원하지만, 장애우들을 위한 공동체적, 사회적 배려가 미비하나마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예수님 시대, 장애우들을 위한 그런 마인드나 배려를 전혀 기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리고의 소경, 그는 자신이 지닌 시각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그 답답함을 견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갔지만, 우선 목구멍이 포도청인 관계로 결혼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입니다.
유일한 의지가지였던 부모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니,
가족 친지, 친구들마저도 등을 돌렸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가동도 안 되던 시절,
예리고의 소경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구걸’뿐이었습니다.

시각장애로 인한 불편함은 그런대로 습관이 되어 견딜 만 했습니다.
걸을 때는 발에 의지하고 걸었습니다.
물건을 잡을 때는 손에 의지했습니다.
소리가 날 때는 귀에 의지해 소리를 듣고 세상을 보았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몸이 피로한 것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물건의 모양과 빛깔은 꿈으로 보았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운다고 그는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불편함을 참고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로 부터 ‘무가치한 존재’로 인식되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늘 남들의 조롱거리가 되는 것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왔으니,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합니다.
뭔가 세상에 기여를 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은 본능적인 욕구 못지않게 중요한 것입니다.

예리고의 소경 역시 비록 장애를 지녔지만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내 코가 석자인데, 내 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데,
도대체 무얼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저 구걸해서 하루를 연명하는 일, 도움의 손을 펼치는 일,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이런 삶의 역사와 배경을 지니고 살아왔던 예리고의 소경이기에
예수님을 만나는 데 있어 각오는 남달랐습니다.
잠시 후 있게 될 예수님과의 만남을 자신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로 여겼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일단락 짓는 기회,
자신의 삶을 180도 완전히 반전시킬 유일한 기회로 삼았습니다.
나름대로의 각본도 짰습니다.

이렇게 나오면 이렇게 대응한다는 마음의 준비도 했을 것입니다.
이런 예리고의 소경의 철저한 준비, 절박한 상황, 간절한 심정,
지난 아픈 과거를 예수님께서 놓칠 리가 없습니다.

영적인 눈을 한번 눈을 떠보십시오.
지금까지의 삶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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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힘차고 멋진 승리 하는 삶이 되시길...